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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9월 1일. 내가 무기력하게 있자고 마음먹은 날이 벌써 6달이 되어간다. 그냥 아무것도 안해도 좋다고 이대로 그냥 걱정없이 살자고 모든 걸 내려놓았었는데 아무래도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아서인지 그렇게 살고 있진 않다. 입대 후 나는 단한번도 내가 어떻게 살것인지에 대해 수동적으로 있어보질 못했다.

 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가 무언가 차곡차곡 쌓아갔거나 혹은 그 쌓아감에 대해 성취감을 느끼거나 하진 않았다. 놀지 않았을 뿐 노는 거나 다름이 없는 하루하루를 보냈기 때문이다. 무엇을 하고자 했는지 나다운 게 무엇이고 그동안 뭘 하고 있었는지도 까먹고 그럴싸한 허울을 쌓아가기 바빴다. 나는 무엇을 할라 했었지, 그게 내 바쁜 할일의 주 테마였다. 행동하기에 앞서 지금의 상황을 파악하고 알아가는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써버린 것이다. 지금도 어쩌면 그런 일들의 연장선을 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.

 하지만, 조금 그래도 달라진 게 있다면, 이제는 내가 뭘 원하고 뭘 열심히 할라했는지 기억했다는 것이다. 나는 나다운 방식으로 세상에 무엇인가를 보태고 싶었다. 그냥 돈이나 모으고 회사나 들어가고 가게나 차리고 투자나 해서 자원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밥한끼나 더 사주는 게 아니라, 그 사람에 마음에 있던 잊어버린 것들을 말해주고 기억하게 해주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얘기해주고 싶어했다. 그게 만약 잘못 됀것이라고 한다면, 세상은 허울로 넘칠 수 밖에 없다.

 내 앞날에 더 이상 허울을 뒤쫒는 일은 없을 것이다. 언제까지 남들의 시선에 맞추고 일반론을 내세우고 문제에 대해 편협한 관점으로 답을 내놓을 수 없다. 정말로 하고 싶은게 있던 뜨거웠던 그때처럼 스스로 능동적으로 세워가지 않으면 안되는 것을 쌓아갈 것이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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